현재 위치
  1. 게시판
  2. 힐링아쿠아 일상

힐링아쿠아 일상

힐링아쿠아 일상

게시판 상세
제목 콩고수입 일상
작성자 힐링아쿠아 (ip:)
  • 평점 5점  
  • 작성일 2023-04-10 01:59:05
  • 추천 3 추천하기
  • 조회수 856


불과 며칠전인 4월초, 아프리카 콩고에서 야생 담수어 수입이 있었습니다.


현지 고기상태로 인해서 거의 절반가량이 누락되버린 아쉬운 수입이었지만, 어쨋든 고기상태는 대부분? 양호하게 들어왔습니다.




물론 이런식으로 들어온 고기들도 꽤 있었습니다.


시노돈티스 플레우롭스(Synodontis pleurops)란 어종인데, 수조에서 사육할땐 정말 잘 지내면서 봉투에만 담아두면 자기를끼리 몸통을 빨아먹는 기이한 습성탓에.. 

수입을 받을때마다 봉투에 딱 한마리씩 살아있거나 다 죽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현지에선 고기값이 정말 싼 어종인데.. 결과적으론 한봉투에 8만원이 넘는 포장에 5-6마리가 들어가서 한마리만 살아오다보니 안파는게 더 좋은 고기지만 찾는분이 계시면 그냥 손해를 보던말던 가져오고 있습니다.




▲ 이번차에 죽어서 도착한 시노돈티스 플레우롭스들


사실 관상어 무역에서 폐사란 어쩔수 없는 영역이고, 이런식으로 폐사에 의해서 손해보는 고기를 당장 금전적 손실에 겁먹어서 피하다보면 나중에는 정말 가져올 고기가 뻔해지기 때문에

현지와 이런저런 의논을 해보며 당장의 문제를 해결해야만 합니다. 


패킹단위를 바꾸든, 은신처를 넣어보던, 정 안되면 인도네시아처럼 개별패킹을 시도해보든, 당장 무역현장에 서있는건 저희와 현지거래처기 때문에 어떻게든 극복해보려고 하는편입니다.

어쨋든 일선에 있는 수입업자가 그 고기의 리스크를 보고 포기해버리면 매니아는 더 이상 그 고기를 키울기회가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봐야 하는게 수입업자의 역할입니다.


아무튼 이런 마음가짐으로 가져오는 물고기들도 있습니다.


이럴땐 그저 가져오면 정말 키워보고 싶었던 분들이 가져가셔서 행복하게 키워주셨으면 하는 바램밖에 없어서.. 가끔 매장에서 이야기하다가 키우고싶어하는 학생분들께 선물로 드릴때도 종종 있습니다.

아마 이런행동은 제가 돈이 없는 학생때 너무 키우고싶었던 고기를 키워보라며 선물해주셨던 어느 수족관 사장님께 받았던 고마움이 아직까지도 남아있어서 그런것 같습니다.




요건 아프리카의 포장개념을 잘 보여주는 사진이라 올려봅니다.


폴립테루스 데르헤지(Polypterus delhezi) 3마리를 보내준건데, 거의 8cm급 유어와 20cm가 훌쩍넘는 성어급을 같이 담아서 보내놨습니다.

딱 봐도 큰 개체가 마음먹으면 작은개체를 삼킬것 처럼 보이는데, 정말 삼켜서 올때도 많아서 마릿수가 줄어들거나 배설물로 물이 나빠져서 전멸할때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스몰사이즈를 시키던 라지 사이즈를 시키던 오는건 이렇게 잡히는데로 보내는터라..

수입전에 고객분들께서 몇센티급이 들어오냐고 물어보셔도 "들어와봐야 알 수 있습니다.." 이딴 한심한 대답밖에 해드릴수 없는게 현실입니다.


이것이 아프리카 스타일 입니다.





언제나 감탄하게 만드는 폐어류 포장입니다.


참고로 저 봉투안에 물은 저희가 공항가서 보수작업할때 넣어준것이며, 도착했을땐 정말 한두방울의 물만 들어있었습니다.

근데 이래도 안죽으니까 이렇게 보내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매번 수입마다 들어오는 슈테데니 복어 입니다.


슈테데니는 하도 많이 받아봤더니 이젠 정말 도가 터서 축양 끝날때까지 한마리도 죽이지 않고 있습니다.

첫 수입땐 정말 내가 이걸 계속할수 있을까 싶을정도로 결과가 좋지않았는데, 결국 뭐든 하면 늘기 마련이었고.. 그럴때마다 미숙할때 먼저 만나서 생각만큼 잘해주지못한 고기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매장에서 생물관리를 할때 수조마다 적어두는 여러 메모들입니다.


기본적인 약품투여나 너무 까다로운 고기들은 제가 관리하지만, 저도 사장으로서 해야할 업무들이 많다보니 모든걸 제가 관리할수 없어서 단순업무는 직원분들에게 맡겨두는 편인데 

생물마다 관리법이 확연하게 달라서 동일하게 관리하면 허무한 폐사를 경험하게 되기 때문에 이런식으로 메모체크를 하고있습니다.


사실 물고기를 관리하는 일이 어려운것이, 어종의 종류도 종류지만 상황, 시기, 상태에 따라 먹이급여, 온도, 환수등의 조치가 독약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있다보니 관리의 모든것을 직원분들께 맡기긴 어려운일입니다.


가령 이번에 들어온 판타스틱 콩고테트라의 경우 매우 건강하게 들어왔지만, 지금같은 수입직후에 소화기가 약해져있어서 냉짱이나 실지 같은 먹이를 급여하면 돌연사하는 특징이 있다보니 먹이선정을 잘 해야만 합니다.

이런 사소한것들이 이전차 수입에서 폐사를 경험하고 분석하면서 찾아낸 관리법들인데, 경험하지않았다면 저 조차 몰랐을 문제들이다보니, 직원분들께 특징을 설명해가며 같은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하고있습니다.





이번에 수입된 판타스틱 콩고 테트라(Phenacogrammus sp fantastique) 입니다.


몸에 덕지덕지 뭔가가 붙어있는데, 전부 백점병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수입직후에는 매우 깨끗한 상태였다는점인데, 백점병이란건 우리 눈에 보이는게 전부가 아닙니다.

대부분의 사육자분들이 백점병을 몸에 붙어있는 백점으로만 판단하지만, 실제론 백점충은 물고기의 상피아래 붙어서 기생하고 있으며, 우리 눈에 보이는 하얀건 기생충의 영양체이며


눈에 흰색 영양체가 보이지 않아도 백점충이 기생하고 있을 확률이 있기 때문에.. 수입마다 깨끗하게 들어왔어도 매번 일주일가량 상황을 지켜보는것입니다.


또한 콩고산 물고기들의 경우 저온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보니 백점충의 싸이클이 좀 늦는편이라 인도네시아 고기들보다 오래 지켜봐야 하고, 치료를 온도가 아닌 약품과 염분에 의존해야 하는경우가 많아서 

일반 사육자분들이 치료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고, 그렇다보니 저희가 더 검역에 신경을 쓰고있습니다.


사실 물고기의 검역이란 수입업자 입장에선 참 답답한 요소합니다.


저희의 경우 수입이 들어오면 여러가지 약을 쓰는데, 약마다 특징이 있고 서로 부딪히면 안되는 조합도 있다보니 검역기간이 강제적으로 늘어나는편입니다. 


보통 수입직후에 개체의 상처에서 발생하는 세균증식을 막기위해 물맞뎀 과정에서 OTC약욕을 진행하고, 이후 수조에 입수해서 내부기생충을 검역하는 프라지콴텔, 백점충을 제거하는 메틸렌블루, 섬모충 때문에 사용하는 포르말린, 홀인헤드나 오디늄이 보이면 메트로디나졸이나 과망간산칼륨까지 사용하는편입니다. 


물론 이렇게 하더라도 관상어 특성상 100%란것은 없지만... 그래도 95%까진 해보자는 생각으로 사실 좀 무리해서 검역하고 있습니다.

관상어도 무균수초처럼 깨끗하게 받을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희도 이런생각을 자주 합니다.


다만 아쉬운사실은 이렇게 하더라도 구매자입장에선 생물이 폐사될때 그 원인을 수입처의 축양검역에서 찾기 쉽고, 그로인한 언쟁은 축양검역에 신경을 썼던만큼 더욱 힘빠지게 만들기도 합니다.

가령 저온을 선호하는 어종을 고온으로 두고 대사장애로 헐떡이니 아가미흡충 검역이 안되어있다고 한다거나, ph가 상당히 떨어진 수조에 고기를 입수해서 점액이 손상되고 세균감염이 되면 병걸린 고기를 보냈다거나 


이런식으로 축양검역이란 요소는 결국 모든책임을 수입처의 탓으로 돌리기 쉬운요소라, 사실 관상어를 수입하면서 가장 상처를 많이받는 경우는 이런 축양검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별다른 노력을 안했다면 큰 상처를 안받을텐데, 상당히 노력해서 칭찬을 기대한 상태에서 비판을 받으면 실망과 상처가 큰것과 같은 경우 같습니다. 


굳이 본 게시판에 이런내용을 적는것은, 사육자분들이 생각하시는것보다 야생 관상어는 정말 처참하고 다양한 세균과 기생충에 감염되서 도착하며 

사육자분들께서 저희에게 완벽을 요구하시는것이 저희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서 그러신것도 알고있고, 이것은 너무나 감사한 일이지만 저희가 상당히 노력하고 있다는점도 알고 계셔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뭐든 내 맘같기는 참 어려운 일입니다.

 

언젠가 저희도 지금보다 실력이 더 늘어서 축양검역이란것이 지금처럼 걱정거리, 불안거리가 아니라 그냥 하나의 업무가 되는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게시글 신고하기

신고사유

신고해주신 내용은 쇼핑몰 운영자의 검토 후 내부 운영 정책에 의해 처리가 진행됩니다.

첨부파일 IMG_2852.JPG
비밀번호 삭제하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 배기원 2023-04-13 11:32:25 5점
    수정 삭제 댓글
    스팸글 정말 대단합니다. 매번 수입 때 마다 이렇게 어려운 일을 해주시는 사장님과 직원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댓글 수정

비밀번호 :

/ byte

비밀번호 : 확인 취소

댓글 입력
댓글달기 이름 : 비밀번호 : 관리자답변보기

영문 대소문자/숫자/특수문자 중 2가지 이상 조합, 10자~16자

/ byte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

회원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